내가 아주 어렸을 때, 그때까지 친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한 번도 본적이 없었던 나는 아버지에게 그 분들이 어디 계신지 물었습니다.

“그분들은 세상을 떠났단다.” 그는 슬프게 말했습니다.
“그럼 아빠는 다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볼 수 없나요?” 나는 다시 물었습니다.
그는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은 세상 그 무엇보다도 할아버지 할머니를 다시 보고 싶지만, 자신은 죽음 뒤에 다른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래서 그들을 다시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왜요?”
그는 매우 부드럽게, 어떤 것이 사실이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것을 믿는 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자신에게, 그리고 권위 있는 다른 이들의 생각에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속이게 될 거야.” 그는 오직 진실만이 비판을 견딜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가 내가 처음으로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던 순간입니다. 그 뒤로, 어린 내가 존재의 두려움에 빠지려 할 때마다, 부모님은 내게 그들의 과학적 세계관으로 나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너는 지금 이 순간 살아있단다. 그건 정말 놀라운 일이야.” 그들은 한 사람이 태어나기까지 얼마나 많은 운명의 갈림길이 있는지를 이야기했고, 내가 지금 바로 나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도 말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공기를 호흡하고, 물을 마시고, 가까운 별이 내는 따스한 온기를 즐길 수 있게 진화했다는 사실도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유전자를 통해 조상들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리고 더 멀리는 우주와, 곧 내 몸을 이루는 모든 원자들은 항성들의 핵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는 그의 유명한 말인 ‘우리는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We are star stuff)’는 말을 내가 어린 시절부터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중략)...
이미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이렇게 어떤 형태로 살아나는 것을 보는 것은 놀라운 경험입니다. 특히 나는 다음 세기의 학생들도 어쩌면 아버지의 글을 읽고 그의 삶을 생각할 지 모른다는 것을 가끔 상상하며, 이는 죽음보다 더 강력한 무엇이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또 다시, 나는 어린 시절 부모님께 배웠던, 영원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떠올립니다. 몇 십억 년 뒤 태양은 수명을 다할 것이며, 아마 그보다 훨씬 전에 인간의 문명은 사라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 불멸과 필멸의 수수께끼를 떠올리는 순간, 나는 아버지와 나눴던 그 때의 대화를 떠올리며,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내 마음속에서 살아있는 아버지를 느낍니다.

_내 아버지 칼 세이건과 나누었던 죽음에 관한 대화


출처:http://newspeppermint.com/2014/04/20/carl-sagan/


위 내용이 담긴 과학하고 앉아있네 12회 '별에서 와서 별로 돌아가다' 듣기
http://www.podbbang.com/ch/6205?e=21397998


듣다가 마지막 부분에 나도 별의 일부임을 깨닫고 울컥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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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 | 2014. 5. 12.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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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속 로빈슨크루소, Urban Robinson Crus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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