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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31   안구소독


심히 담배 태우던 시절, 선배형님이랑 택시 뒷좌석에 앉아 직진 신호를 받고 막 출발하는데, 큰길 사거리 좌측에서 달려오던 하얀 승용차에 보닛과 트렁크를 앞뒤로 들이 받치는 사고를 당했다. 승용차가 들이박는 순간부터 달리던 모든 차가 그대로 멈춰 설 때까지의 시간은 마치 영화 속 슬로비디오 한 장면을 보는듯했다.


택시를 들이박은 승용차는 뒤집혀 날아가 건너편 차도에 떨어져 박히고, 사거리 중앙으로 뱅그르 돌며 밀려간 택시의 유리는 모두 깨져 날아가고 택시 좌측 문은 구겨져서 열리지 않았다. 다행인 것은 양쪽 차들은 모두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대파되어 폐차 수준에 이르렀지만, 승차자들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후, 트라우마로 한동안 승용차나 택시를 탈 수 없었다)


겨우 문을 열고 뛰쳐나와 제일 먼저 한 일은 화가 난 상태로 담배를 피워 물고 가해 차량 쪽으로 달려간 것이다. 제일 먼저 견인차들이 몰려왔고, 경찰과 응급차는 나중에 도착했다.


아픈 곳이 없던 우리는 이유도 모른 채 119에 실려 병원 응급실로 갔는데, 이런저런 간단한 검사를 해보더니, 사고와 비교하면 너무 멀쩡한 상태라 정체를 알 수 없는 액체로 안구소독만 하고 응급실을 나와 경찰서 민원실로 향했다.


사고경위조서를 작성하고 다음날, 병원 종합검진을 받은 뒤 가해 차량 측 보험사 직원을 만나고, 한 달 후에 눈물로 호소하며 찾아오신 가해자 측 모친과 변호사를 만나야 했다. 보험사에 모든 것을 맡기고 합의를 하지 않아 가해자가 구속된 이유 탓이다. 몇 년 후, 택시에 함께 승차했던 선배형님은 교통사고와 상관없이 이른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_정글의 법칙에서 어느 탤런트가 알레르기 때문에 안구소독을 하는데 문득 교통사고 당했던 기억이 떠올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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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2013. 3. 31.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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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속 로빈슨크루소, Urban Robinson Crus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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